제목: 나는 신자인가
부제: 어느 한 장로가 소개하는 개혁 신학과 교회, 그리고 신자의 삶

추천사 _ 최병걸 목사
목사로 부름받을 때부터 하나님과 약속한 대로 정확히 30년을 주님의 종으로 섬기다가 은퇴를 하자마자 코로나 사태를 맞이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예배당이 곧 교회라고 인식하던 대부분의 교인들이 예배당으로 모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모여서 드리는 예배에만 길들여져 있다가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마치 교회가 사라져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다행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가면서 교인들이 서서히 예배당으로 모이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교회는 코로나 이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교회가 예배당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예배당으로서의 교회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인식을 교인들에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위기는 교회가 무너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를 더 교회답게 세워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교회를 교회답게 세워가려는 것을 가리켜 개혁주의라고 말한다. 개혁주의는 교회가 잘못되었다고 꼬집고 비판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개혁주의는 내가 틀릴 수 있고, 내가 섬기는 교회가 틀릴 수 있다는 낮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볼 때 틀렸다면 언제든지 회개하고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는 마음이 바로 개혁주의자들의 마음이다.
이 마음을 가진 분이 바로 이철규 장로님이다. 장로님을 만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같은 개혁주의자들로서 가지고 있던 마음이 서로 통해서 자주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장로님은 말씀 앞에 끊임없이 자신을 살피시는 분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무엇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분이다. 어떤 때는 너무 집요하게 질문해서 난감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장로님이 가진 개혁주의적인 마음이 너무도 귀하기에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함께 고민한 적이 많았다. 이러한 장로님께서 조심스럽게 개혁주의자의 관점에서 본 오늘날의 교회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개혁주의자들의 저서를 연구하여 모은 글들을 엮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부터 부족한 종에게 추천사를 부탁하시기에 흔쾌히 수락을 하고 이렇게 추천의 글을 쓰게 되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이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다. 웬만한 목회자치고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모르는 목회자는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말씀을 전하고 목회를 하는 목회자는 그리 많지가 않다. 왜냐하면 이론적으로는 알지만 실질적으로 목회에 적용하려면 지금까지 누리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으로 목회의 성공과 실패를 저울질하는 이 시대 속에서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 말씀의 기준으로 목회를 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다시 한번 교회로 하여금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이 시대 목회자들이 다니엘의 세 친구들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의 글을 쓴다.